작법

캐릭터를 현실로 만드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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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현실로 만드는 비밀

성격 특징이란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고, 문제가 닥쳤을 때 반응하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방식이다. 이 특징들이 한데 모여 그 사람의 개성을 이룬다. 하지만 어떤 특징이 단 하나의 성격 유형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같은 성격 유형을 표현할 때도 긍정적인 특징에 중점을 두는지, 부정적인 특징을 부각하는지에 따라 캐릭터가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면모를 띠도록 만들 수도 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응집성(cohesiveness)과 일관성(consistency)이다.

캐릭터를 창작하면서 성격 특징 중 몇 가지, 혹은 전부를 골라보라. 하지만 성격 특징 모두를 똑같은 비중으로 부각하면 독자가 피로해질 수 있다. 특징 일부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작가의 머릿속에만 간직하라. 그리고 작가 입맛에 따라 성격 특징을 교묘하게 잘 조합하여 캐릭터의 특성을 만들어보라.

유념할 사항은, 작가의 상상력이 현실보다 더 매혹적인 장소로 높이 솟아오른다고 하더라도, 캐릭터는 반드시 내적인 응집성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응집성’이란 어떤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서로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격의 각 측면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로 뭉쳐 있어야 한다.

즉, 캐릭터의 말과 행동이 일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 사람이 보여주는 성격 특징을 단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가 수행하는 역할, 처하는 상황, 상호작용하는 관계에 따라 내면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성격 특징이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그 모든 성격 특징은 전부 진실이며 그 어느것도 가짜가 아니다. 사람이란 누군가 우리 눈앞에 들고 있는 하나의 상자 같다. 우리 눈에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상자의 한 단면뿐이다. 한쪽 면이 다 보인다고 해서 상자 전체 모습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상자에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짐작할 수는 있겠지만 그 추측은 언제나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일관된 캐릭터는 모순되는 캐릭터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캐릭터의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독자가 캐릭터를 파악한 끝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만 성격에 일관성이 있다고 해서 캐릭터가 변화해서는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야기에서도 캐릭터는 여러 사건을 겪은 끝에 변화하고 발전하고 성장한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캐릭터가 전형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도록 선택할 수도 있다. 또 성격에 일관성이 있다고 해서 캐릭터가 자신의 모든 면모를 한번에 다 보여준다는 뜻은 아니다.

예술가인 벤 샨 (Ben Shahn)은 하버드대학교의 강의에서 어떤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길 때 어떤 목표를 염두에 두고 그리는지 설명했다. 샨은 재난을 사실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그 재난을 둘러싸고 있는 정서적 분위기”를 창작해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 목표가 제대로 성공을 거두면 사람들은 그림 안에 담긴 재난의 정서에 반응한다. 우리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이해한다. 상대 안에 존재하는 어떤 보편적인 속성에 가닿고, 그에 대응하는 지점을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세계 안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도 그렇듯 이야기라는 세계에서도 우리가 캐릭터의 감정에 공명할 때 그 캐릭터에 한층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독자가 캐릭터의 감정에 깊이 몰입하게 하라. 그러면 독자는 그 캐릭터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마음을 쓸 것이다. 그 캐릭터에 마음을 주게 된다면, 독자는 이야기의 끝까지 그와 동행하게 된다.

『캐릭터 심리 사전』에서 쓴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