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발걸음으로 나아가기
안개 속에서는 멀리 볼 수 없다. 목적지도 흐릿하고, 어디가 맞는 방향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연구의 사람들은 그런 안개를 어떻게 지나갔을까?
그 답을 심플렉스 스테핑 Simplex Stepping, 즉 '단계적 발걸음'이라고 부른다. 안개를 빠져나가는 길은 결국 '최선의 다음 한 걸음'을 계속 내딛는 데 있었다.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들이 작은 걸음을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공통된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안개 위로 올라가 멀리 내려다보며 최적의 경로를 미리 그려볼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안개 속에서 '한 걸음씩' 길을 찾아갈 수 밖에 없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른 채 그곳을 찾아가려 한다고 상상해보자. 보이는 것은 오직 자신을 둘러싼 작은 원 뿐이고, 그 너머의 길은 전혀 알 수 없다. 결국 그 작은 원 안에서 가장 나아 보이는 한 걸음을 내디딘다. 그리고 멈춰 서서 다시 주변을 둘러보고, 이렇게 묻는다.
"좋아, 이제 여기에서 다음 최선은 무엇일까?"
당신은 다음 걸음을 내디딘 뒤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또 한걸음을 내디딘다. 어떤 발걸음은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고, 심지어는 되돌려야 할 작은 실수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방향을 고쳐잡고 다시 묻는다.
"좋아, 이제 최선의 다음 발걸음은 무엇일까?"
묵묵히 다음 발걸음을 내디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당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이 어디로 이어졌을지는 결코 알 수 없다. 그런데 그렇게 걷다 보니, 결국 자신이 바라던 곳에 도착했다. 안개 속을 지나가는 삶은 대개 이런 식으로 움직인다.
한 걸음씩 완성되는 삶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면,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눈앞에서 가장 최선으로 보이는 한 걸음을 내디뎌라. 거대한 도약이 아니라 작은 걸음으로. 그리고 잠시 멈추어 상황을 살피고, 다시 한 걸음 내디뎌라. 또다시 상황을 살피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렇게 계속 걸어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안개가 걷힌다. 그리고 그 동안의 모든 발걸음이 쌓여 마침내 분명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 연구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작은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계획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목적지가 선명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의 삶을 전부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우선 단계적 발걸음부터 내디디면 된다. 한참 걸어간 뒤에야 비로소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알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단계적 발걸음이 힘을 발휘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주 작은 걸음이라도 일단 움직이게 만든다는 데 있다. 움직임은 에너지를 만들고, 그 에너지는 다시 다음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어디로 향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더라도, 분명 추진력이 생긴다. 가만히 주저앉아 안개가 저절로 걷히기만 기다린다면, 결코 반대편에 닿지 못한다.
인생은 목적지를 향해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움직이고 있을 때만 비틀거릴 수 있다._리처드 P. 칼턴
절벽은 한 번의 극적인 사건이나 충격적인 순간으로 찾아오는 반면, 고슴도치의 명료함은 대개 훨씬 천천히 찾아온다.
절벽은 귀청이 떨어질 듯한 화재 경보에 놀라 깊은 잠에서 벌떡 깨는 순간과 비슷할 수 있다. 반대로 명료함을 얻고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에 더 가깝다. 어느 순간 자신이 깨어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정확히 언제 잠에서 깼는지는 나중에도 짚어내기 어렵다. 또는 안개 속에서 시작된 긴 산책을 떠올려보자. 이리저리 걷다 보면 안개가 서서히 걷힌다. 그러다 어느 순간, 멀리까지 환하게 보이는 햇살 아래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연구는 우리 삶에 '안개의 시기'와 '명료함의 시기'가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안개의 시기에는 단계적 발걸음이 길을 찾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이는 명료함의 시기에도 단계적 발걸음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때는 더 큰 결정과 삶의 결단이 함께 요구되기도 한다. 어느 시기이든 방 안에 앉아 생각만 하는 일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움직이고, 행동하고, 다음 걸음을 내딛는 일이다.
안개 속에서 단계적 발걸음을 내딛다 보면, 어느 순간 명료함을 발견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고슴도치에 대한 명료함, 목적에 대한 명료함, 방향에 대한 명료함을 지나, 마침내는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확신에 닿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다가오는 절벽을 미리 알아차릴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단계적 발걸음을 통해 안개의 일부를 먼저 걷어낼 수도 있다. 이런 사전 준비는 절벽 이후 맞닥뜨리는 안개를 훨씬 더 빠르게 통과하게 해준다.
절벽이 다가오는 것을 미리 감지했던 일부 사람들은 '포인트 재분배'라는 전략을 활용했다. 이 전략은 한 방향에 100을 쏟던 삶의 비중을 조금씩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는 한 삶에서 다른 삶으로 단번에 뛰어넘는 일이 아니었다. 두 삶을 조금씩 포개어 가는 과정이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의 시간
사람들은 때로 자신이 가진 훌륭한 인코딩을 겉으로 내보이지 못한 채, 프레임 바깥에 놓일 수 있다. 또는 자신의 인코딩을 매우 사적인 영역에 쏟고 있어서, 가까운 사람들을 제외하면 누구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안개 속에서 작은 단계적 발걸음을 내디디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눈부신 결과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삶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인코딩을 발견하고, 온 힘을 다해 내면의 불꽃을 끌어모아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낼 잠재력은 언제나 남아 있다.
이전의 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며 많은 감정적 에너지를 소모하곤 했다. 그로 인해 나와 주변 사람들 모두가 불필요한 고통을 겪었다.
어떤 사람의 인코딩을 감지하면, 그 인코딩에 맞춰 일을 조정했다. 그러고 나면 또 다른 인코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훌륭하게 해내는 모습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면 다시 한번 역할을 조정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단계적 발걸음을 밟으며, 각자 가장 잘 맞는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지혜는 끝내 찾아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니 단지 늦었다는 이유로 찾아온 지혜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_펠릭스 프랭크퍼터
인생의 전환기를 통과하는 법 커리어의 정체, 번아웃, 은퇴, 상실… 삶의 전환기를 통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20년간 아마존 경제경영 베스트셀러에 오른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가 신작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로 돌아왔다. 세계적인 경영학자이자 비즈니스 구루인 그는 지난 30여 년간 위대한 기업과 리더의 조건을 연구하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쳐왔다. 그런 짐 콜린스가 이번에는 기업이 아닌 '인간의 삶' 자체를
내 안의 인코딩을 찾아 프레임을 맞추고, 돈의 흐름을 바꿔 내면 불꽃을 확대하자. 절벽이 와도, 안개가 있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한걸음씩 나가자. 최고의 책.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서 쓴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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