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스스로 고치고 다듬자
그만두지 말자. 처음 10년 동안은 금방이라도 그만두고 싶어진다. _ 안드레 더뷰스
소설을 쓸 생각이라면 기승전결을 갖춘 긴 내러티브(인과관계로 얽힌 허구적 이야기)를 갖추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글을 직접 편집하는 훈련을 하자. 편집 능력은 소설의 성공 요소를 '아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편집 능력을 키우면 글을 쓸 때 (즉 초고를 쓸 때) 시장성이 있는 소설을 쓰게 된다. 스스로의 길잡이가 되는 법을 깨닫고 편집자의 눈으로 자신의 원고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원고는 다듬을 필요가 있다. 편집 훈련을 하고, 글을 쓰고, 그 글을 고쳐 쓰면서 이 세 요소를 합치는 과정에서 모든 힘을 끌어 쓰게 될 것이다. 글은 더욱 예리해질 것이며 날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데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달 전, 어쩌면 1년 전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멈추지 말고 이 과정을 따르자.
작가의 벽에 가로막혔다면
창의적인 사람들은 누구나 물이 바짝 말라붙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러니 명심하자. 극복할 수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작가의 벽에 부딪히는 주요 원인 세 가지
-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작가가 되겠다고 이미 공언했는데 생선 포장지 따위로 전락하지 않을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 백지 공포, 즉 텅 빈 종이 앞에 앉아야 한다는 두려움.
- 벌거 벗은 느낌. 지금 쓰는 글을 끝마치면 다른 사람들, 특히 어머니가 나를 실제로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이 쓴 엉망진창이 보이는데,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생긴다.
글 쓰기 전에 워밍업을 한다. 간단한 자유연상 글 쓰기를 해보자. 10분 동안 고치려고 머뭇거리지 말고 죽죽 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라는 구절로 시작해서 내키는 대로 쓴다. 원한다면 옆길로 새든 상관 없다. 출판하기에 적당한 글을 쓰지 않는게 목적이다.
적은 분량씩 나눠 쓴다. 소설 전체를 보지 말고 작업 중인 눈앞의 장면만 보자. 짧은 장면에만 집중하고 다른 것은 잊는 것이다.
전략을 짠다. 중요한 것부터 시작한다.
영감을 구한다. 경기장에서 뛰기 전에 코치의 격려를 받는 것과 비슷한 일종의 묘책이다. 왜 안 되겠는가? 글쓰기라는 경기는 뇌가 녹아버리진 않더라도 충분히 힘드니 말이다.
'고칠 수 있다'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글쓰기와 관련된 문제는 그게 뭐든 고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도구와 경험이며, 글을 쓰고 고쳐쓰는 횟수가 많아지면 그 두 가지를 얻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원고를 더 훌륭하게 만든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편집자의 표정을 상상해보자. 그들은 언제나 훌륭한 원고를 찾고 싶어한다. 자신의 원고가 바로 그 원고가 되게 하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자.
어떤 이야기를 쓸까?
'긴 소설로 만들기 위해, 즉 처음부터 끝까지 쓰기 위해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 것인가' 이다.
우리는 소설을 쓰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몇 달이나 1년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는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야기 선택 단계에서 편집에 도움이 될 몇 가지 비결을 알려주겠다.
아이디어를 많이 모은다. 창의성의 비법은 아이러니하게도 '편집을 조금도 하지 않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다음 마음에 들지 않는 항목을 버리는 것이다. 우선은 아이디어를 모으자. 그리고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는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자.
큰 아이디어를 찾는다. 장편소설에는 그 길이에 걸맞는 크기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문장이 길어야 한다는 게 아니고, 감정과 사건의 크기가 크고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깊어질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뒤표지 문구를 써둔다. 뒤표지 문구란 독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려고 책의 뒤표지에 싣는 홍보 문구를 말한다. 이를 쓸 때는 큰 그림에 집중해야 한다.
소설에도 공식이 있을까?
콘셉트 + 인물 x 갈등 = 소설
콘셉트는 소설 전체의 아이디어이자 기본 전제이자 내용을 설명하는 한 문장이다. 성공한 모든 소설에는 콘셉트가 있다.
인물은 당연히 소설의 필수 요소다. 인물이 없으면 이야기도 없다.
갈등은 소설의 피다. 내러티브의 심장박동이다. 갈등이 없으면 소설은 살아 숨 쉬지 못한다.
위의 공식에 승수를 넣는다. X는 평균 수치 이상을 뜻한다. 콘셉트, 인물, 갈등을 많이 만들자. 격렬할수록 소설은 훌륭해진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 무엇이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을까?
-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다음 더더욱 나쁘게 만들 방법이 뭘까?
- 콘셉트에서 익숙한 부분은 무엇인가? 예전에 있었던 것인가? 어떻게 새롭게 만들 수 있을까?
- 배경을 아예 다르게 바꾸면 어떨까?
- 주인공이 이성에게 상처를 주는 건 어떤 특성 때문일까?
- 그 특성을 치명적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할까?
- 갈등을 겪는 인물이 서로를 증오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서로 사랑하는 인물이 반대편에 서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각 인물의 역할을 더 크게 만들려면 그들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까?
- 소설을 영화 예고편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나는 그 영화를 보고 싶을까? 그렇지 않다면 꼭 보고 싶게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초고를 쓸 때
일단 이 상황이 작가의 벽과 반대되는 작가의 게으름 때문은 아닌지 자문한다. 대개는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기만 하면 해결된다. 핑계 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자. 그냥 해야 한다.
자신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 '글을 쓸 때' 자신에게 고함을 지르는 내면의 편집자일 수도 있다. 그 목소리를 꺼둬야 한다. 스스로에게 심술궂게 행동할 자유를 주자. 일단 쓰고, 나중에 다듬자. 이는 창작의 기본 원칙이다.
좀 더 은밀한 장애물은 자신감 결여로 종이 위에 쓴 모든 것을 어리석은 시간 낭비로 여기는 태도다. 바로 이 문제가 '작가의 벽'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가가 초고를 쓰다가 어느 시점에는 이 벽에 부딪히고 만다는 사실을 알면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찾아낸 간단한 처방전은 다음과 같다.
- 온종일 글쓰기에서 벗어난다.
- 평화로운 장소, 즉 공원이나 호숫가, 인적이 드문 주차장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
- 적어도 30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앉아 있는다. 책을 읽지도 말고 음악을 듣지 않는다. 심호흡을 한다.
- 오직 재미삼아 무슨 일이든 해본다. 영화를 본다.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몇시간 동안 쇼핑을 한다.
- 저녁에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으며 잠을 청한다.
- 다음 날 아침 가장 먼저 무엇이 되었든 상관 말고 작업중인 소설에 적어도 원고지 10매를 쓴다. 편집하지 말고 속도를 늦추지도 말고 그냥 쓴다.
『소설쓰기의 모든 것 5: 고쳐쓰기』에서 쓴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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