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네버 라이

· 읽는 시간 약 4분

프리다 맥파슨의 책을 몇 권째 읽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작가의 글은 흡입력이 있어, 책장을 계속 넘기게 만든다.
네버라이 역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기도 했고, 프리다 맥파슨의 책 중 가장 잘 쓰여진 책이라고 정평이 나 있었다. 그래서 의심의 여지도 없이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다.

프리다 맥파슨의 책을 엄청 보면서 나름 대로 반전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오만이었다. 결말에 다다를 때 나만의 예측 시나리오를 생각해봤지만 뭐 하나 맞는 것이 없었다.

나의 예상은... (스포주의)

트리샤의 남편인 이선이 모든 것을 다 꾸몄다. 이선이 EJ나 루크 중 한명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는 이다지도 무신경하고 이 집을 너무도 사랑했으며 어떠한 위기의식도 느끼지 못했다. 이선의 비중이 매우 크고 그가 사건의 주인공 급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이선의 역할이 적진 않았어도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크지 않았다.

왜 이 소설이 흥미로운가? (스포주의)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일단 소재가 흥미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상시에 경험해 볼 수 없는 소재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게 배경이든, 인물이든, 사건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상관이 없다.

이 책에서는 헤일 박사가 굉장히 흥미로운 인물이자 소재이다. 일단 그녀의 직업은 정신과 의사다. 여기서부터 신선하지 않는가? 물론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도 너무 많다. 하지만, 헤일 박사의 성격이 그녀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아주 강박적인 사람. 혼자가 편한 사람. 누구보다 당당한 사람. 커리어를 중시하는 사람. 그럼에도 사랑에 빠지고 싶고 빠져버린 사람. 게다가 그녀가 보유한 넓은 저택 역시 너무도 특이하다. 가장 가까운 이웃집이 3km 떨어진 곳, 사람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시골 중의 시골. 그리고 여자 혼자 살기에는 너무도 화려하고 넓은 곳. 그 안의 인테리어들까지. 거실에는 헤일 박사의 자화상이 크게 그려져 있고, 벽난로가 있었으며, 헤일박사의 서재 안 쪽은 비밀의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은 환자들의 모든 녹음 테이프가 들어 있다. 정말 새롭지 않은가? 게다가 이 넓은 저택에는 사람 한명 후딱 묻을 수 있는 공간들도 매우 많다. 정원은 물론이고, 금고처럼 보이는 다락방에서까지.

흥미로운 인물과 배경은 독자로 하여금 이 글을 계속 읽게 만든다.

맥파슨의 책에서 내가 가장 많이 배우고 있는 부분이 바로 '시점'에 대한 것이다. 맥파슨은 항상 해당 장마다 이 인물의 시점을 이름으로 표시해둔다. 트리샤, 헤일 박사, 이선 등 이런 식으로. 보통 두 여성 주인공이 메인 화자가 된다. 해당 장에서 주인공들은 '나'로 표현되고,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해둔다. 독자는 그녀에게 너무 공감을 하게되고 그녀가 범인 혹은 살인자라고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서 반전이 생기는 것이다.

또 많이 배우는 것은 어느 하나 쓸모 없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아 물론, 글로리아 (리셉션 직원) 정도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는다. 루크와 에일 박사의 관계를 호들갑 떨면서 이어주는 정도? 아무튼 이 외의 모든 인물들이 다 의미가 있었다. EJ는 사건을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 인물, 루크는 에일 박사의 조력자이자 사랑하는 자, 이선은 GW의 아들이자 트리샤의 남편... 그리고 트리샤는 당연히 의미가 있는 사람. 뭐 하나 쓸모 없는 인물이 없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역할을 매우 잘 수행하고 스토리가 적절하면서도 탄탄하게 담기니까 더욱 흥미로운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트리샤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녀의 엄마가 말해준 말을 그대로.

두 사람이 비밀을 알고 있다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 한 사람이 없어져야 해.

그래서 루크를 죽이고, 에일 박사도 죽이고,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는 남편 이선도 죽일까? 라는 암시를 가지고 끝낸다.

하지만, 아주 정상적으로 생각한다면 좀 이상한 구석이 있다. 예를 들면 에일 박사의 경우 이 살인사건을 들어 협박을 해서 거금을 뜯어낼 수도 있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에일 박사의 호화롭고 넓은 저택을 아주 싼 가격에 매입한 것만으로도, 그리고 값비싼 가구를 그냥 쓰는것 만으로도 금전적인 보상은 충분히 된 듯 하다.) 에일박사와 루크를 비밀 엄수를 위해 죽인 것은 납득이 된다.

그런데, 남편 이선을 죽일 수도 있다는 암시를 하는 건 좀 너무 나간거 아닌가? 트리샤는 딸이 있고, 심지어 둘째 아이까지 임신한 상황이다! 그런데 사이코패서들의 생각은 정상인이 생각하기 어려우니... 그럴 수도 있다고 여기는게 낫겠다.

아무튼 나도 이렇게 재미있고 흥분되는 소설을 쓰고 싶은데, 과연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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