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저돌적으로, 충동적으로, 정직하게 일기를 쓰라
피할 수 없는 진실 하나. 당신이 무엇을 쓰든 그 모든 걸은 당신의 인격을 드러내고, 당신이 지금 어떻든 그 모습을 당신의 글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진실을 쓰고 싶다면, 즉 진정한 느낌을 쓰기 원한다면, 또한 그것을 서슴없이 이야기하고 싶다면, 해야 할 일이 있다. 신중함과 의도성, 일반론과 일부러 꾸며낸 야수성의 외피를 찢어 버린 뒤에, 스무 편 이상의 단편을 써라. 그리고 매일 당신의 삶을 일기로 써라. 단 진실하게, 부주의하게, 되는대로, 충동적으로, 정직하게 써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 지금은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렇게 하라.
이렇게 하면서 꽤 시간이 지나가면 당신은 진정한 자아에 기초해서 편지와 일기와 심지어는 소설을 쓰는 법을 틀림없이 배우게 될 것이다.
어떤 인물을 묘사하면서 이런 표현을 쓰려면 스스로에게 '그가 진짜로 그렇게 했던가? 내가 누군가 그렇게 하는 걸 본 적이 있던가?' 하고 반문해 보아야 한다. 그걸 진짜로 본 적이 있고 그게 사실이고 당신 내면의 광경 속에서 그가 그렇게 하는 걸 본다면, 그렇게 써라. 그러면 그것은 훌륭한 표현이 될 것이다.
다만 등장인물을 더 잘 보려고 노력하라. 그 모습은 아직 충분히 깊이 상상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을 잘 살펴보라 - 오로지 그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떻게 느꼈는지를 살펴보라. 그런 다음 그것을 써라. 마침내 명확히 볼 수 있게 되면, 글쓰기는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현실을 발견하는 일이다. 당신은 결코 작문시간에 높은 점수를 받는 가짜문학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예리한 시각과 내면을 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그 훈련법에 관해 도스토옙스키는 "절대로, 절대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 남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에게는 특히 더 그래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정말로 관심이 가고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누구인가?"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을 죽이는 최악의 거짓말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 재능도 없고, 중요한 이야깃거리도 없다는 말이다.
형편없고 감상적인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 말라. 그런 글은 자신의 많은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얼마 안가 당신의 시각, 취향, 진실한 느낌, 진정한 관심사가 선명히 드러날 것이다. 만약 형편 없는 글을 썼다면, 그것을 개선하는 방법은 세 번 이상 고쳐 쓰는 것이다. 그런 다음 원래 글과 비교해 보라. 당신은 이해력에서, 정직성에서 성장할 것이다. 그러면 그 글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자신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 때문에 나는 일기를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매일 혹은 가능한 한 자주 일기를 쓰되, 되도록 가장 빨리, 부주의하게, 다시 읽지 말고서, 그 전날에 우연히 생각났거나 보았거나 느낀 것을 무엇이든 쓰라.
여섯달 후에 그것을 보라. 당신이 가장 태평하고 자유롭게 쓴 것들이야말로 생동감과 찬란함, 아름다움을 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주 부주의해져라. 그때그때 생각난 것들을 최대한 빨리 종이에 써라. 이렇게 함으로써 당신은 의무적이거나 지루한 것을 쓰지 않게 될 것이다.
흥미로움의 비밀은 단순하다. 독자의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아주 빨리 진행시키는 것이다. 작가와 독자는 같은 속도로 가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글을 스스로에게 큰소리로 읽어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가 질질 끄는 느낌이 들거든, 그 부분을 삭제하라.
일기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만약 빠르게 마치 생각을 종이 위에 뱉어내듯 쓴다면 당신이 정말 관심을 갖는 것들만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당신이 진정한 자아를 찾아내도록 돕는 장치이다. 그것을 찾아내고 스스로 얼마나 재능이 많은지를 알게 되면 그때부터는 당신이 원하는 만큼 천천히 글을 써도 된다.
당신이 의무적으로, 몹시 지루해하면서 한 단어, 한 구절, 한 페이지를 쓰고 있다고 깨닫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그것을 버려야 한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억지로 끌어들인 표현이다. 당신의 진정한 자아가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당신의 글이 당신에게 지루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지루할 것이다. 독자들은 그 글을 간신히 읽어나가다가 비명을 지르고 욕설마저 내뱉으면서 주의력을 흐트러뜨릴 것이다.
진정한 자아란 바로 양심이다. 내가 양심이란 말로 의미하는 것은 도덕이라든지 관습이라든지, 혹은 "누군가 너를 보고 있다고 속삭이는 작은 목소리"가 아니다. 이런 종류의 양심은 당신에게 낙담한 채 의무를 수행하는 시민이 되어 아내와 함께 잘 살라고 타이르는 반면, 당신의 진정한 양심은 만일 오직 거기에만 진실과 용기와 더 나은 삶이 있다면 다른 사람과 사랑의 도피를 하라고 조언할 수도 있다.
일기쓰기를 통해 나는 글쓰기란 종이에 대고 말하기 혹은 생각하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충동적이고 즉각적으로 쓸수록 그 글은 생각에 근접했다. 글쓰기는 그래야 한다.
일기를 쓴 덕분에 이제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전 여러해 동안 일기쓰기는 내게 가장 지루하고 두렵고 힘든 일이었다. 의심으로 방해받고 자아를 과장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일기를 쓰면서 나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점점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나 자신 속에 있는 버려야 할 점들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할 점들을 알게 된 것이다.
1938년 최초 출간된 글쓰기책으로서 1987년 재출간된 이래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된 후 박물관 서점에서 계속 팔려나가며 ‘창조적 영감’이 필요한 모든 종류의 아티스트에게 고전이 된 『글을 쓰고 싶다면』은, 2008년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으로 국내 번역소개된 후 절판되었다가 2016년 ‘글쓰기로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출판문화공간에서 『글을 쓰고 싶다면(If you want to write)』이라는 원서의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글을 쓰고 싶다면』에서 쓴 노트
- 상상력 사용법2026-09-09
- 당신이 모르는 당신 안의 것2026-09-09
- 무턱대고, 저돌적으로, 충동적으로, 정직하게 일기를 쓰라지금 읽는 글
- 삼차원2026-09-09
- 예술은 감염이다202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