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

어떻게 고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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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아름다운 초고는 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

초고는 엉성하고 진부하고 앞뒤가 맞지 않으며 짧아야 할 데는 길고 길어야 할 데는 짧다. 쓰려고 했던 핵심이 어이없을 정도로 형성되지 않았거나 읽는 이를 이야기로 빠져들게 할 통로가 심히 부실할 수도 있다.

어제 쓴 부분을 오늘 고치지 않아야 방지가 가능하다. 오늘 분을 온전히 쓰려면 어제를 잊어야 한다. 이야기가 달리고 뛰어오르도록 당시도 뒤돌지 말고 보폭을 넓히자.

고치는 일을 최대한 뒤로, 탈고 후로 미루기를 권하는 이유는 완성 후에야 발견되는 문제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머릿속의 이야기는 모호할 뿐이라 머리 밖으로 꺼내야 구체적인 부분들이 보인다.

완성 직후보다도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수정해야 할 요소들이 손에 잡히기도 한다.

대개 마지막 문장을 쓴 후 2~3주 정도 묵혔다 열면 효험이 있는데, 매우 드물게 2~3년씩을 소요하는 작품들도 없지는 않다.

큰 수정들을 끝낸 후에는 단순하고 명쾌한 방법을 택하기를 권하고 싶다. '같은 단어를 한 장에 한번만 쓰기'를 기준으로 삼고 걸러내면 대단하지 않은 수정만으로도 글이 원활히 흐르곤 한다.

수정을 하고 있으면 괴로우면서도 끝없이 붙잡고 있고 싶어지지만 어느 순간에는 놓아주어야 한다. 일곱번쯤 고쳤다면 할 도리를 다한 것이다. 그 작품을 계속 고치기보다 새 작품을 쓰는 게 나으리라는 직감이 찾아오는 순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말기를 바란다.

수정은 밤새 도깨비와 하는 씨름과 비슷해서 도무지 이기기 어렵지만, 그래도 당신이 지지만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에서 쓴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