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

이야기의 한가운데에서

· 읽는 시간 약 2분

주인공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품은 궁극적인 의문은 무엇인가

도입부에서는 주인공과 주인공이 간절히 해답을 찾고 싶어 하는 의문을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전개부에서는 충돌이 많은 쪽이 근사할 것이다. 주인공이 사건과 충돌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인공의 물음표와 다른 인물들의 물음표가 챙챙 부딪치는 순간들이 핵심이다. 단편이라면 두세 명이 품은 각자의 의문으로 충분하지만, 장편이라면 적어도 대여섯 명 이상이 낫지 않을지 싶다.

결말부에서는 주인공의 간절한 의문이 해소되었는지, 그토록 찾고자 했던 답을 찾았는지 보여준다. 긴 이야기를 통과한 후 주어진 그 답은 주인공과 우리가 예상했던 것에서 멀찍이 벗어난 형태일 수 있다. 바랐던 것을 얻지 못해도 삶을 이해하고, 뜻 밖의 평정에 다다르는 일은 가능하다. 이야기가 어떤 경로를 택하든 납득이 가는 결말부를 쓰는 일에는 시간을 충분히 들여야 한다.

"뛰어난 작가는 소설이 어디서 시작하는지, 어디서 끝나는지 귀신같은 감각으로 안다"

발상을 소멸시키지 않고 완성까지 다다르는 데는 조각나지 않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말씀만은 꼭 드리고 싶다. 조각나지 않은 시간이라 함은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 연락도 알림도 없는, 방해받지 않는, 주의가 분산되지 않는, 분절 없이 통으로 이루어진, 질이 높은, 감미로운 고요와 고독과 침잠의 시간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나에게는 적어도 이런 시간이 두 시간은 되어야 글쓰기가 가능하다.

싸워 확보한 시간을 전부 '쓰기'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위치를 켜고 끄듯 글을 쓸 수 있는 이도 어딘가에는 있겠지만, 보통 '예열'도 필요하고 '빠져나오기'도 필요하다. 오늘 쓸 분량의 밑그림을 그려보는 '예열'만큼이나, 여기서부터는 다음 날 에너지를 회복하고 나면 보다 잘 쓸 수 있겠다 가늠하고 이야기에서 손을 떼는 '빠져나오기'도 중요하다.

하루만 쓸 것처럼 지나치게 소진하지 않은 채, 내 일 이어 쓸 때 가장 신이 날 만한 지점에서 멈추고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시련 끝에 얻은 귀중한 시간이니만큼 예열-쓰기-빠져나오기에 적절한 비율로 배분하도록 하자.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에서 쓴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