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

창작을 하면 왜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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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작품은 정말로 쌓인다.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창작자만의 것이다.

이야기처럼 비물질적인 성격이 강한 것이 이토록 온전한 소유의 감각을 준다는 게 신기하다.

이야기가 끝나도 이야기 속 인물과 가까운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날들이 온다. 가끔은 살아 있는 사람들보다도 좋은 상대다. 이야기가 쌓여갈수록 이 효과들은 증폭되어간다. 투명하면서도 견고한 성벽이 당신을 둘러 감쌀 것이다.

일기를 쓰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매일 있었던 일을 쓸 때 압축을 할 필요는 거의 없다. 그런데 창작을 할 때는 어떤 종류의 글이든 압축이 필수다. 한층 고심해서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게 되는데, 특히 글을 썼을 시점의 고민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다. 자세한 일기 한 권보다도 소설의 한 문단이 집필 시기를 입체적이고 총체적으로 보존했다가 거듭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작품들은 언제든 작가의 내면을 생생한 과거로 데려가준다. 그 자신과는 상관없는 내용이더라도 그렇다. 그러한 재경험은 회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헤쳐가고 미래를 당겨오는 힘을 준다. 문학이 아닌 다른 장르의 예술도 비슷하리라 상상한다.

언뜻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보이는 이들도 삶의 밀도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 흐르는 시간이 흩어져 유실되는 것에 제동을 걸고 싶다면 창작을 택하자.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에서 쓴 노트